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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뛰어들기

일상 2009/09/29 11:04

지난 9월 20일, 참을 수 없는 스트레스때문에 속으로 몹시 힘들어하던 때에 하상오빠로부터 우리 학교에서 불과 40분 걸리는 거리에 스카이다이빙을 할 수 있는곳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한국 갔다 온 약발도 떨어졌는지 또다시 한없에 우울해지기 시작했고 학교 시작한 지 얼마나 됐다고 나도 모르게 매너리즘에 빠져 학교 과제나 뭐나 손을 막 놓으려던 참이었던 지라 나에게 스카이다이빙이라는 것은 하늘이 이미 무너졌는데 갑자기 눈에 띈 솟아날 만한 구멍이나 다름이 없었다.오빠로부터 그 정보를 듣자 마자 바로 '이거다' 싶어 1주일 뒤로 예약을 해놓았고 같이 갈 만한 사람을 모색하다가 결국 석준오빠랑 둘이 차를 렌트해서 갔다오게 되었다. 

사실 부모님께 말할까 말까 하다가 몇일 전 부모님께 말씀드렸었고 (아주 당연히) 별로 달가워 하지 않는 반응이셨다. 그런데 내가 뭔가에 한 번 꽂히면(이게 공부면 얼마나 좋을까) 누가 뭐라하든 꼭 해버려야 하는 성격이기에 다른 한 귀로 흘려버렸고, 가는 날 아침에 (부모님이 반대했다는 사실을 망각, 또는 잊은 채) 집에 전화해서 '저 스카이다이빙 하러 갑니다' 하고 말했다가 엄청 혼났다. 아빠가 말씀하시기를 '너는 꼭 몸을 하늘에 내던져서 스트레스를 풀어야하냐' 하시며 왜 그렇게 겁도 없고 부모 말도 안듣느냐고 혼을 내시더랬다. 그 말을 듣고 별로 떨리지 않다가 갑자기 겁이 나기 시작했는데 그래도 멈춰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카미노 갈 때 처럼 무언가 내 마음 속에 믿음이라는 것이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해서 결국 하늘에 몸을 던졌고 
나는 하늘을 날았다. 

저 스카이다이빙이라는 것이 정말 재밌다. 저거 타는 동안 딱 세번 무서웠는데, 첫번째는 10,000피트(약 3km) 까지 다 올라와서 비행기 문이 열릴 떄와, 둘쨰는 석준오빠가 먼저 떨어져서 내 눈앞에서 사라졌을 때와, 마지막으로 셋째는 내 차례가 되어서 1, 2 , arch! 하고 카운트가 끝나 이제 막 몸을 던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비행기에서 몸을 담은 순간부터 땅에 착지하는 순간까지, 겁이 나는 순간은 있었어도 정말정말 스릴있고 재미있었다. 지구상의 어떤 단어도 내가 그때 느낀 기분을 표현 할 수는 없겠지만 가장 가까운 단어는 '행복하다' 가 아니었을까 한다. 30초 동안 free-fall하다가 파라슈트를 폈을 때에는 문득 바로 아래를 쳐다보니 free-fall 중에 바람에 끈이 풀린 내 컨버스 신발 아래에 이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 멀리 보니 두 호수가 양쪽을 흐르고 있었고 저 멀리 우리학교도 보일 것 같았다. 이렇게 위에서 보니 정말 내가 하루하루 아둥바둥 사는 세상이 참 장난감 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카미노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그때도 다른 시야에서 세상을 봤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위에서 보니 내가 사는 세상의 또 다른 모습이 보였다. 사실 비행기에서는 이런 작은 세상을 수없이 봐왔지만 비행기 창문을 통해서가 아닌 내 눈으로 직접 밨을 때에 또 다른 감동이 오는 것 같았다. 

저 동영상은 사실.. 내가 봐도 손발이 오그라들고, 내가 보여주는 사람들도 본인 앞에서 민망할 정도로 쳐웃게 되는 그런 영상이다.ㅋㅋ 바람땜에 얼굴 망가지는 것도 그렇고 어설프게 i love it!하고 외치는 것도 그렇고. (사실 나는 감탄은 한국말로 해야 하는데 영어로 해야해서 힘들었다..-_- ) 하지만 괜찮다. 저 감탄사와 일그러진 얼굴을 제외하면 내가 내 감정에 가장 솔직할 수 있었던 시간을 담은 영상이기도 하니까. 

저렇게 뛰고 나서 부모님한테도 동영상을 보여드렸었는데, 같이 내 모습을 보면서 웃기도 하셨다고 한다. 이미 했으니 혼내지는 않으셨지만 나중엔 걱정도 된다고 했다. 내가 이런 extreme한 걸 너무 좋아해서 나중에 이런걸로 빠지면 어떡하나...하시면서 ㅋㅋ 

여하튼 요즘에는 사람은 재밌게 살려면 얼마든지 재밌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정말 세상이 들이대는 잣대 또는 '정석' 이런 것들에 부합하려고만 하면서 살지는 못할 것 같다. 여건만 된다면 나는 여행가고 싶으면 가고 쉬고싶으면 쉬고 또 무엇보다도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 내 성격상 그렇게 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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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 해도 심장이 쿵쿵 뛰는 일!

스카이다이빙!
Maroon5 가 코넬에 온다!
밴드..
무전여행
아프리카 트럭 투어
픽사 애니메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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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des of March

이번학기 수업들

일상 2009/09/05 21:21

한국에 슉-하고 날아갔다 돌아온 게 벌써 2주 전의 일이 되어버렸다. 그동안 시차적응 하느라 또 3학년 적응하느라 정말 정신없이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새로 짠 스케줄에도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고 드디어 전공 declare해서 새로운 어드바이져도 만나고. 잘은 모르겠지만 왠지 이번학기는 시작이 좋아서 그런지 바쁠지언정 순탄하게 지나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벌써 3학년이지만 이제서야 지금까지 코넬에서 지낸 시간이 앞으로 더 지내야 할 시간과 똑같아져버렸다. 에휴 언제 또 2년이 지나나.. 내 친구들은 지금 다 4학년이니 다들 졸업했을 내년에는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도 들고. 그래도 전혀 후회하지는 않는다. 특히 요즘에 들어 오히려 시간을 벌었다는 생각을 더 하게 된다. 



이번에 듣게 된 수업들..하나하나가 전부 마음에 들고 기대된다. 통계나 최적화 수업은 전공필수과목이라서 작년같았으면 지루할 거라 생각했을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지난 여름에 리서치할 때 교수님이나 같이 일하는 학부생들이 논문 쓰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것들이 다 쓸모있고 필요하기 때문에 듣는다고 생각하니 꼭 제대로 배워야겠다는 사명감이 들게 되었다. 

커뮤니케이션 수업도 역시 공대필수과목이라 듣게 되었는데 이게 왠걸... 교수님이 너무너무 좋다+_+. 내가 좋아하는 낮은 톤이면서도 구슬이 구르는 듯한 또랑또랑한 남자 목소리가 있는데 딱 그런 목소리다.. 말도 어찌나 위트있게 잘하며 꼬불거리는 갈색 머리카락과 턱수염이 얼마나 멋있던지..또 미소는 얼마나 살인적인지... 나 변태같다. ㅜㅜ 근데 진짜 좋다 ㅋㅋ 수업시간에 앉아 있으면 가슴이 설렐 때도 있다. 그래서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수업시간 만큼은 일찍 가서 앞자리에 앉으려고 한다. ㅋㅋ 작년 새로 부임했던 이콘 교수도 그렇게 설레이면서 좋아했지만 그 분은 이제 잊기로 했다.... ㅋㅋ 

Psych101, 심리학개론 수업은 미국에서 가장 클래스사이즈가 크다는 (1300명 정원) 수업이고 정말 유명한 James Maas라는 교수님 가르치는 수업이다. 코넬에 있는 동안 호텔학교의 와인수업과 함께 한 번 쯤은 꼭 들어봐야 하는 수업이라고 해서 1학년 때부터 듣고자 했던 과목인데 올해에 와서야 스케줄이 맞아서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듣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우리학교 콘서트홀에서 수업을 하는데 내 지정석이 있다. 늦게 듣는 바람에 1 2학년 후배들하고 많이 수업을 듣게 되었다. 수업 하나하나가 교수님의 토크쇼를 보는 것 같아서 재밌다. 강의 내용도 재밌고.. 

마지막으로 Computer Graphics 는 아마 내가 이번학기에 가장 어려워하고 고생할 것 같은 수업이 되지 않을까 한다. 애니매이션에 관심이 있어서 전공과목 중에서도 이런 분야의 과목들을 계속 골라들을 것 같은데 어떤 사람은 엄청 어려울거라 말하는 반면 어떤 애들은 컴싸메이져 애들이 재미삼아 듣는 과목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어찌됐던 나에게는 가장 큰 도전이 될 것 같다. 첫 시간에 교수님이 컴퓨터 그래픽을 표현하기를 "The tool you need to show your dreams" 라고 하는데 '이거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 꿈을 표현해줄 움직이는 언어.. 평생은 몰라도 내 인생의 일부분은 꼭 이 분야에 투자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첫번째 숙제부터 잘 안풀려서 고생하는 중이지만... 그래도 이 수업만큼은 내 밥으로 만들어야겠다.

이래저래 정말 기대되는 이번학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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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des of March